헬리콥터맘에서 빗자루맘까지

헬리콥터맘에서 빗자루맘까지

한 아이의 부모가 된 지 100일이 넘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훌륭하게 자랐으면 하는 게 어느 누구나 똑같은 부모의 마음인 거 같습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부모는 아이가 성장하는 방향을 제시해주고 바르게 가는지 확인하곤 합니다. 그러면서 시대에 따라 헬리콥터맘에서 빗자루맘까지 신조어가 생겨났습니다. 오늘은 헬리콥터맘에서 빗자루맘까지 알아볼까 합니다.

 

헬리콥터맘 & 인공위성맘

헬리콥터맘은 헬리콥터처럼 자녀 주변을 빙빙 돌며 과잉보호하는 엄마를 이르는 말로, 정신과 의사 포스터 클라인과 자녀 교육 전문가 짐 페이가 쓴 책 <아이는 책임감을 어떻게 배우나>에 나온 'Helicopter Parent'라는 표현에서 비롯됐습니다. 헬리콥터맘은 아이가 성인이 된 후에도 자녀의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합니다. 학교에 수시로 연락하며 학업과 숙제는 물론 교우관계까지 챙기고, 대학 입시는 물론 취업과 결혼까지 간섭합니다.

인공위성맘은 자녀에 대해 관심은 높으나 적극 개입하기보다는 멀리서 지켜보는 엄마를 말합니다. 지구를 공전하는 인공위성처럼 자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지켜보되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습니다. 헬리콥터맘과 인공위성맘을 가르는 기준은 과잉보호의 여부입니다.

 

알파맘 & 베타맘

알파맘은 탄탄한 정보력으로 자녀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엄마입니다. 드라마'SKY캐슬'의 예서 엄마가 대표적인 알파맘입니다. 예서엄마처럼 입시 코디네이터를 수소문하는 등 남다른 정보력으로 자녀를 이끈다는 점이 단지 자녀를 과잉보호하는 헬리콥터맘과 차이점입니다. 알파맘은 자녀가 부모의 결정을 무조건 따르도록 통제하므로 자녀의 독립성을 낮춘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베타맘은 자녀의 결정을 존중하고 자녀가 원하는 삶을 살도록 조언하는 엄마를 말합니다. 'SKY캐슬'에서는 우주엄마가 베타맘입니다. 자녀의 행복과 독립성을 중시하는 베타맘은 자녀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도우며 자신의 뜻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타이거맘 & 스칸디맘

타이거맘은 '호랑이 엄마'라는 뜻처럼 자녀를 엄격하게 훈육하는 엄마를 말합니다. 중국계 미국인 에이미 추아 교수가 자신의 엄격한 중국식 자녀 훈육 방식을 소개한 책 <타이거 마더>에서 제시한 개념입니다. 그녀는 자녀에게 전 과목 A학점 취득, 수학은 동급생보다 두 학년 앞서기 등의 목표를 제시하고 철저한 통제와 엄견한 지도로 두 딸을 명문대에 보냈습니다. 타이거맘은 '아이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알아서 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가 자녀를 위한 길을 모색해 줘야 한다'라고 주장하나 이 양육법은 자녀를 지나치게 억압하고 창의성을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스칸디맘은 합리적인 스칸디나비아식 생활방식을 추구하는 엄마를 말합니다. 2011년 영국 더 타임스가 보도한 '타이거맘은 잊어라, 스칸디대디가 온다'에서 유래한 표현입니다. 엄격하게 자녀를 훈육하는 타이거맘과 달리 스칸디맘은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자녀에게 자유를 주는 조력자 역할을 하며 자녀와의 정서적 교감과 유대감을 키우는 육아방법을 강조합니다.

 

잔디깎이맘 & 빗자루맘

잔디깎이맘은 서로 다른 길이로 자라는 풀을 균일하게 깎듯이 끊임없는 잔소리로 자녀의 일탈뿐 아니라 개성이 드러나지 않게 관리하는 엄마를 말합니다. 어디 내어놔도 반듯한 아이로 다듬으려는 잔디깎이맘은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판단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빗자루맘은 빗자루로 쓰레기를 쓸어내듯 자녀가 극복하기 힘든 장애물을 적절히 치우는 엄마를 말합니다. 아이 주변을 맴돌며 온갖 일에 참견하기보다는 자녀의 학업에 방해가 되는 요소나 환경은 정리하되 자기 주도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이상 헬리콥터맘부터 빗자루맘까지 알아보았습니다. 박혜란 박사님은 '아이는 키워지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크는 존재이기에 부모는 인내하며 자녀를 믿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말에 공감한다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어떤 보모인지 스스로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합니다.